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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 Health/술 이야기

누룩 이야기




누룩

술을 만드는 효소를 지닌 곰팡이를 곡류에 번식시켜 만든 발효제. 분쇄한 밀이나 쌀·밀기울 등을 반죽하여 모양을 만들고 적당한 온도에서 숙성시켜 만든다. 누룩은 술을 빚는 데 기본이 되는 것으로,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에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고려도경 高麗圖經≫에 처음 누룩에 관한 기록이 보이는데, ≪삼국사기≫·≪삼국유사≫ 등의 문헌에 술에 대한 기록이 보이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삼국시대에도 누룩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누룩의 제조는 대부분이 농가의 부업으로서 여름·가을철에 소규모로 하였으나, 1927년부터는 누룩제조업자와 주조업자가 모여서 국자제조회사를 설립하여 생산공업으로서 자리를 굳히게 되었다. 그 결과 종래에 적기에만 작업을 하던 것이 사계절간 제조하게 되었고, 품질도 향상되고 제품도 균일화되었다.

요즈음에는 밀가루로 만든 분국과 밀을 세 조각으로 타서 얻은 가루와 밀기울로 만든 조국으로 나누어 그 용도를 달리하는데, 분국은 약주·과하주용으로 쓰이고 조국은 탁주·소주용으로 쓰인다.

만드는 법은 분쇄한 밀이나 쌀·녹두즙 등을 반죽하여 헝겁·짚·풀잎 등에 싸서 발로 밟거나 누룩틀에 넣어서 밟는다.

이것을 누룩방이나 온돌 또는 헛간에 적당히 배열하여 짚이나 쑥으로 덮어 놓고, 썩지 않게 골고루 뒤집으며 누룩곰팡이가 뜨기를 기다리는데, 짧게는 1주일 길게는 40일 이상이 걸린다.

지방에 따라 모양이나 제조법에 차이가 있어, 서울 및 영남지방에서는 원료를 반죽하여 헝겁에 싸서 틀에 넣고 단단히 밟아 짚으로 싼 다음 온돌에 퇴적하여 만들고, 호남이나 충청도지방에서는 퇴적하는 대신에 실내에 매달아 둔다. 형태도 서울 및 영남지방의 것은 편원형이 많고 호남이나 충청도지방은 원추형이나 모자형이 많다.

보통 퇴적한 것은 4, 5일, 매달아 둔 것은 10∼30일쯤 걸려서 만들어진다. 개량식의 경우는 밀가루에 물을 섞어 원반형태의 덩어리를 만들고 약 10일간 40℃에서 발효시킨 후, 건조실에 옮겨서 서서히 건조시킨다. 이것은 재래의 방법에 비하여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고, 연중 만들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누룩은 사용되는 원료의 종류뿐만 아니라 형태가 품질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누룩의 지름이 너무 짧으면 수분이 쉽게 발산되어 균이 잘 침투하지 않아서 숙성이 불량하고, 너무 얇으면 단시일에 숙성되나 향미가 좋지 않고 주박(酒粕)이 많아 주량이 적어진다.

너무 두꺼우면 내부의 수분이 발산되기 어려워 내부 온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제조 후 건조도 어렵다. 이와같이 제법이 까다로워 신미(辛未)·을미(乙未)·경자(庚子)에 만들면 좋고, 목일(木日)에 만들면 술이 시어진다는 금기가 있었다. 또한 누룩은 밟는 정도에 따라서도 질에 차이가 있으며, 누룩의 질은 술맛과 직결된다.


출처 : 네이트백과사전













누룩의 역사

우리 조상들의 술빚기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재료로 쓰였던 누룩은 전통술의 침체로 요즘은 보기가 힘들다.

술을 만드는 방법에는 과실이나 동믈의 젖을 발효시켜 만드는 과실주, 유주와 전분질원료를 누룩이나 맥아로 당화시켜 만드는 곡물양조주의 두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몬순형 아시아권에 속하는 우리는 과거부터 누룩을 사용하여 만든 술이 주종을 이루어 왔으므로 누룩의 가치는 사뭇 크다고 할수있다.


술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중에 "야생원숭이의 술" 이야기가 있다. 시미즈 세이이찌(淸水精)란 일본사람이 젊어서 입산수도를 하였다. 오랜기간 야생 생활을 하는 중에 원숭이들과 사귀게 되었는데 그들도 술을 담그어 먹는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술은 다름아니라 산중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도토리와 머루를 이용하여 만든 도토리술과 머루주였다는 것이다.

특히 시미즈 세이이찌가 놀랍게 생각했던 점은 도토리는 원숭이들이 씹어서 담그고, 머루는 그냥 담근다는 것이다. 원숭이도 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분당화효소(Ptyalin)를 이용하는 것과 과실속의 포도당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술을 만드는 방법에서는 과실이나 동물의 젖산과 당분을 함유하고 있는 원료를 효모로 발효시켜 만든 과실주와 유주 등의 형태와 전분질 원료를 누룩 또는 맥아로 당화시켜 만드는 곡물양조주의 두 형태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대개 몬순형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누룩을 사용하여 만든 술이 주종을 이루고 있고 그 밖의 지역에서는 과실 혹은 맥아를 사용하였다.



1. 원시시대에서 삼국시대까지의 누룩

● 원시적 방법의 당화법(전분을 포도당으로 만드는 법)

위서(緯書) 물길국전(勿吉國傳)의 '곡물을 씹어서 술을 빚는데 능히 취할 수 있다' 고 한것과 지봉유설(1613)의 처녀들이 만든다는 미인주(美人酒), 오끼나와의 일일주(一日酒)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침속의 당화효소인 프티알린을 이용한 것으로서 인류 최초의 술은 과실주와 함께 이러한 형태의 미인주(美人酒)였을 것이다.

이 술을 만드는데 있어서 대개 건강하고 젊은 여인이 그 소임을 맡았던 것은 생산의 주체였던 여인과 제사의 신비성을 연관시킨 것인 듯하며 건강한 젊은이일수록 당화효소가 많이 분비된다는 실용성도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 고대중국의 누룩

「書經」에 의하면 술을 만들 때 국얼(麴蘖)을 쓴다 하였는데 국(麴)은 곰팡이균사에 덮여 썩은 것으로 누룩을 지칭한 것이고 얼(蘖구루터기에 돋은 싹)은 보리를 침지하여 싹을 나게한 맥아를 가리키는 것이었으니 우리는 여기서 옛날의 술빚기에는 누룩법과 맥아법이 함께 쓰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누룩이 효모를 함께 갖고 있어 술빚기가 편리하여 지금까지 광범위하게 사용 발전되어 오고 있는 반면에 발효 문화권의 원료, 기후등의 특성에 의하여 맥아법은 주조에서는 그다지 큰 발전을 보지 못하였다. 누룩은 크게 나누어 막누룩(餠麴) 흩임누룩(散麴)으로 나뉘는데 병국은 화북지방 술빚기에 주종을 이루고 남부중국에서는 쌀로서 산국을 만들었으리라고 추정된다.


● 제민요술의 누룩(북위 AD 430년경)

제민요술 속의 누룩은 병국(騈麴)과 산국(散麴)으로 나눌 수 있고 병국은 분국(焚麴)과 신국(神麴)으로, 산국은 황의와 황증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병국(騈麴)은 밀을 제분, 가수하여 뭉쳐서 만든 막누룩을 말한다.

여기에서 분국은 볶은 밀을 제분하여 쓰는 것으로 신국보다 발효력이 1/2-1/4정도이고 신국(神麴)은 볶은 밀, 찐밀, 날밀을 가루내어 각각 같은 양씩 혼합하여 쓰는 것이다.

신국의 특성은 반드시 날밀이 들어간다는 것으로 곰팡이 번식(Rhyzopus:라이조프스)은 용이하나 누룩 만들기의 기간과 조작 규정이 까다롭다. 이는 생전분 분해력이 강한 라이조프스 곰팡이의 증식에는 좋으나 곰팡이의 성장에 필요한 기간은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일 것이다. 도꼬마리, 보리짚, 뽕나무잎을 누룩에 덮어서 식물체에 붙어있는 곰팡이포자, 효모가 누룩에 부착되어 번식되도록 하고, 뽕나무잎, 쑥, 쑤유등을 달인 즙으로 반죽한다.

병국의 미생물은 일본인 山와의 미생물학적 조사에 의하면 막누룩(병국)에는 거미줄곰팡이(Rhyzopus:라이조프스)와 효모가 많고 털곰팡이(Mucor)가 다음으로 많다고 한다.

산국(散麴)은 곡물 낱알이나 곡분으로 만든 것으로서 흩어져 있는 누룩을 말한다.

산국에는 황의(黃衣)와 황증(黃蒸)이 있는데 황의(여국)는 곡물의 낱알을 그대로 이용한 낱알 흩임누룩으로 밀알을 침지한 후 꺼내서 두치 두께로 펴놓고 물억새나 도꼬마리같은 식물의 잎으로 덮은 다음 7일이 지나서 노랗게 포자가 덮이면 꺼내서 햇볕에 말려쓴다.

황증은 밀을 제분하여 가수한 것을 꺼낸다음 고루펴서 식히고 양손으로 어루만져 부수어 7일정도면 얻어진다. 이와같이 황증은 곡물을 일단가루 내어 만든것이니 가루흩임누룩이라 할 수 있겠다.

진대(晋代)의 남방초목상(南方草木狀)에는 가루흩임누룩의 일종인 초국(草麴)이 나오는데 쌀가루에 여러 약초 찧은 것을 섞어 칡즙으로 반죽하여 달걀만한 크기로 만든 다음 이것을 쑥속에 묻어 발효시킨 것으로 약 1개월만에 만들어진다. 산국의 미생물은 Rhyzopus(거미줄곰팡이), Mucor(털곰팡이), Aspergillus(황국)가 차례로 많고 중국남방계의 초국에는 Aspergillus가 많다고 한다.

제민요술에 나타난 누룩의 사용법은 막누룩을 쓰되 햇볕에 말려서 깍아내거나 잘게 부순 후 물에 침지한 수국(水麴)으로 하여 쓰여졌다. 이때 우러난 맥즙을 국수라 하는데 이것이 주모에 해당된다.

이때 누룩의 크기나 계절에 따라 침지시간이 달라지며 물대신 젖산발효액, 약초의 즙액, 죽등에 침지하는 방법도 있다. 침지하는 물은 맹물7, 끓인물2, 젖산발효액0.3, 약초의 즙액0.3, 죽 0.3의 혼합액이다.

제민요술속에 나오는 흩임누룩으로 빚은 단 하나의 술로는 과저주(瓜菹酒)가 있는데 이것은 낱알 흩임누룩의 황의, 막누룩찹쌀로써 빚으며 오늘날 일본의 청주와 유사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오늘날 중국, 한국의 누룩은 거의 막누룩이며, 일본을 제외하고는 흩임누룩은 거의 장과같은 조미료나 식초, 김치 등과 같은 발효식품에 사용되어지고 있다.


2. 삼국시대 및 신라시대의 누룩

중국문헌「유양잡조」의 주식편에 낙랑주법이란 말이 나오는 것을 봐서는 낙랑시대엔 술빚기의 체계가 이미 서 있었던 것 같다. 일본의 고사기(古事記)에 의하면 수수보리에 의해 백제의 누룩과 술을 빚는 법이 일본에 전해졌다고 하는데 일본학자들은 일본에 막누룩을 사용한 흔적이 없고 흩임누룩은 Aspergillus이므로 일본의 독자적인 것이라는 등 여러 가지로 백제술의 일본전파설을 부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양대 이성우 교수에 의하면 백제계는 흩임누룩은 일본의 습한 기후가 막누룩에 부적당하고 쌀의 생산이 많아서 의례 누룩하면 흩임누룩인 것으로 인식했을 것이므로 백제계의 본거지인 교오또까지 퍼져 들어가서 막누룩을 구축한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고 한다.

● 북산주경(北山酒徑 : 1117년 북송대)의 누룩

북송말기 구종석의「본초연의(本草衍儀)」에 의하면 누룩은 밀가루로 만드는 것이 전통적인 방법이지만 강남 지방에서는 찹쌀가루에 여러 가지 약을 섞어 만든다 하였다.

이와함께「북산주경」에서는 밀가루를 도꼬마리나 그밖의 야생초의 즙, 한약재 등의 식물을 섞어서 잘 이긴다음 누룩틀에 넣고 단단히 밞아서 만든다고한 바 일종의 막누룩이었던 것 같고 이것을 짚으로 싸서 방에 한달쯤 두었다가 10일간 건조시킨다고 했는데 야생초 사용은 야생효모 활용법으로서 남방주조의 특징이다.

특이한 것은 북산주경에는 밀가루로 죽을 쑤어서 유산발효시킨 산장(酸漿)인 와장(臥漿)으로 주모를 만드는 점이 특이하다. 요즘 탁주에서 인위적으로 젖산을 첨가해주는 것과 유사한 원리로 잡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같은 송대의 소식(동파 1036-1101)은 동파주경에서 밀가루 막누룩을 설명하고 있다.

● 거가필용(居家必用, 원대)속의 누룩

막누룩과 흩임누룩이 동시에 나오고 있으며 막누룩으로는 동양주국(東陽酒麴)이라하고 '연꽃, 도꼬마리. 속대(涑玳)의 잎, 여귀의 어린잎 등을 큰 병에 받아 물을 넣어서 7일간 둔 후 잘 이겨서 거르고 그 즙으로 녹두를 삶아둔다. 복숭아씨, 살구씨, 참외 등을 갈아서 밀가루와 녹두를 섞어 밟아낸 것을 뽕나무 잎에 싸서 바람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 3-5일 두었다가 누룩방의 창을 열어 통풍시키며 건조시킨다고 그 제법을 설명하고 있다.

또 흩임누룩의 하나인 홍국(紅麴)의 제법은 '찹쌀에다 홍국으로 빚은 술밀을 갈아서 풀처럼 한 국모(國母)를 우선 만들고 멥쌀로 지에밥(꼬두밥)을 지어서 15등분하여 각각에 국모를 석고 마지막에 모두 모아서 한 무더기 쌓아 덮개를 덮어둔다. 밤새도록 덮개를 덮고 벗기며 품온을 감시하고 다음날 정오쯤부터 2시간마다 셋, 다섯. 열다섯무더기로 점차 나누다가 식으면 다시 한 무더기로 하였다가 되풀이하는 식으로 품온을 조절하면서 7-8 무더기로 나누어 소쿠리에 받아서 물속에 담그는데 쌀알 전부가 물위에 떠오르면 바로 건져 햇볕에 말린다. 이것이 홍국의 제조법으로 요즘 일본식 제국법을 연상시키는 합리적인 방법이라 하겠다.


3. 조선시대 전기의 누룩

조선 성종때「사시찬요초」에 의하면 3복중에 누룩을 만들며 보리10되 밀가루2되로 누룩을 만든다. 녹두즙에 여뀌와 더불어 반죽하여 밟아서 떡처럼 만들어 연잎, 도꼬마리잎으로 싸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걸어서 말린다. 누룩은 반죽을 단단히 하고 강하게 밟아야만 좋은 누룩이 된다고 하였는데 보리와 밀가루를 섞어 만든 막누룩이다.

또「음식디미방(1680년경)」의 누룩은 밀기울 5되에 물 1되씩을 섞어 꽉꽉 밟아 디디고 비오는 날이면 더운 물로 디딘다. 시기는 6월과 7월 초순이 좋으며, 이 시기는 더울 때이므로 마루방에 두 두레씩 매달아 자주 뒤적거리고 썩을 우려가 있을 때는 한 두 차례씩 바람벽에 세운다.

날씨가 서늘하면 고석(짚방석)을 깔고 서너 두레씩 늘어놓고 위에 또 고석을 덮어놓고 썩지않게 자주 골고루 뒤집어가며 띄운다. 거의 다 뜬 것은 하루쯤 볕에 쬐어 다시 거두어 더 뜨게 한다. 이것을 여러날 두고 밤낮으로 이슬을 맞히는데 비를 맞추지는 않는다고 하였다. 이것도 막누룩이다.

그밖의 기록으로 유태종 저「한국의술」에 의하면 생국(生麴)이라 하여 생누룩 백근에 녹두 두되. 행인(살구씨) 두냥쯤 여뀌 댓가리를 잘라 다려 그 물을 끼얹어 만든 후 틀에 넣어 단단히 밟아 만든 것도 있었다. 이것을 짚으로 싸서 매달아 두며 낮에는 짚을 벗기어 말리고 밤에는 그대로 두어 이슬을 맞히기를 7일간 계속하면 좋은 누룩이 된다는 것이다. 일종의 신국으로 「사시찬요초」의 막누룩과 유사한 것 같다. 설향국(雪香麴)이라고도 한다.

또 찹쌀 다섯근에 누룩 여섯근을 섞고 술밑을 조금 섞어서 만든것도 있다. 이것은 곰팡이와 효모의 씨로서 사용된 것으로 초국(草麴)의 경우와 유사한 방법이라 할 것이다.

●「증보산림경제」속의 누룩(1766)

「음식디미방」의 누룩과 유사하나 국(麴)자 대신 곡자를 쓰고 있다. 신미(辛未), 을미(乙未), 경자(庚子)일을 누룩만들기의 길일(吉日)로 생각했고, 삼복 중에 만들면 벌레가 생기지 않고 초복 이후가 가장 좋으며 중복 뒤나 말복 전이 다음으로 좋고 매월 초하룻날 만들면 좋다고 한다. 「증보산림경제」속에 나타난 누룩의 종류에는 진면곡, 요곡, 녹두곡, 미곡, 추모곡, 이화주법의 곡 등이 있다.

진면국(眞麵麴)은 밀가루를 단단히 반죽하고 원판상으로 하되 작게하고 도랑이 있다. 이것은 통풍과 과열을 방지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는 조국(粗麴) 즉, 밀가루, 밀기울을 섞어 만든 막누룩과 밀가루 막누룩인 분국(粉麴)을 구별하고 있지 않다.

요국(蓼麴)을 쌀알맹이에 밀가루를 부착하여 종이주머니에 넣어 곰팡이 번식을 꾀하니 주머니 속에서 균사 때문에 약간 단단한 덩이 모양이 된다. 쉽게 낱알 모양으로 환원되니 준 흩임누룩(산국)이라 할 수 있다. 녹두곡은 백미와 녹두 각 1되씩 갈아서 누룩을 만들되 원판은 작고 얇아야 한다. 미국(米麴)은 쌀가루를 약간 쪄서 누룩을 디디고 솔잎에 묻어 띄운다. 추모곡은 가을보리로 누룩을 디딘 것으로 술맛이 세지 않다고 한다.

이화주법(梨花酒法)의 곡은 쌀가루를 달걀만한 덩이로 하여 독속에서 솔잎으로 격을 지어 넣는다. 7일이 지나서 꺼내어 반나절 말리곤 하는 일을 되풀이 해서 잘 건조되면 종이 주머니에 넣어둔다. 배꽃 핀 후 곧 여름이 지나서 사용한다. 누룩의 재료는 밀과 쌀이 주이고 녹두가 다음이며 보리는 드물다.

밀을 잘게 쪼갠 알맹이, 쌀은 곱게 가루내어 사용하고 쌀알맹이에 밀가루를 부착시킨 것도 있고 녹두는 즙 또는 으깬 것이 사용된다. 재료 처리는 가볍게 찐 것도 있으나 거의 날것이 쓰이고 있다. 누룩의 성형은 반죽한 것을 헝겊, 짚, 풀잎 등으로 싸서 발로 밟는일이 많고 헝겊, 짚, 풀잎을 깐 누룩틀에 넣어서 밟는 조선시대의 누룩의 형태는 막누룩이 9할 정도로 가장 많고, 흩임누룩이 1할정도이며 막누룩은 가루로 하여 직접 사용되는 경우가 8할 정도이고 물이나 즙액에 우려내는 물누룩의 경우가 2할 정도이며 맥아를 약간 섞는 경우도 있다. 또 덧술법에서 덧술할 때 쌀만을 넣는 경우가 많고 누룩과 함께 넣는 경우가 드물며 물을 넣는 경우는 아주 없다.


4. 한말(韓末)의 곡자(누룩)

한말(韓末)의 누룩은 각자 소량씩 만들어 시장에 내어팔고 남은 것은 도매상에게 맡긴다. 또한 곡물상에서는 대개 곡자를 판매하였다.

이 시대의 누룩은 분곡과 조곡 2종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는데 여기서 분곡이란 밀가루로 만들고 주로 약주, 과하주용으로 쓰였다. 기울을 빼고 밀가루만으로 만든 백국(白麴)이 있다.

조곡은 밀을 세 조각으로 타개서 얻은 가루와 밀기울을 함께 그대로 써서 만드는 것을 말하며 주로 탁주나 소주용으로 사용되었다. 또 소주용 조곡에는 밀 말고도 옥수수, 콩, 팥, 보리 등을 섞은 것과 귀리로 만든 것과 소주지게미에 쌀등을 섞어 만든 것 등이 있었다.

충청, 경상도의 조곡, 밀가루를 조곡의 2할에서 4할 정도의 양을 섞어 체에 받쳐낸 나머지로 만든 조국도 있으며, 함경도는 귀리, 겉보리, 피 등을 술지게미와 섞어서 찐 것을 원료로 한것도 있있다고 한다.


5. 한말(韓末)의 누룩에서 현재의 발효제까지

● 한말의 곡자(누룩)

이 시대에 있어 누룩을 제조할때 원료의 분쇄에는 물레방아나 사람 또는 소나 말의 힘을 이용하였다. 누룩제조에 쓰인 기구는 간단하였는데 원료나 물의 양을 가늠하는 바가지, 혼합용의 나무통, 반죽한 것을 싸는 포목, 누룩틀이 전부였다.

분쇄한 밀은 적당량 바가지로 떠서 통에 담고 발로 밟는다. 이어서 포목천을 제거하고 누룩방이나 온돌 또는 헛간에 적당히 배열한다. 혹은 틀을 쓰지않고 생누룩을 부엌 천장에 매달기도 했다. 짚이나 쑥으로 덮고 자연히 누룩곰팡이가 자라서 발열하기를 기다렸다가 덮었던 짚이나 쑥을 치우고 배열 간격을 넓히고 차차 건조시키면서 누룩을 만들었다. 짧은 것은 1주일, 긴 것은 40일 이상으로 지방, 모양, 제조법, 계절 등에 따라 일정하지 않았다.

또 서울 및 영남의 조곡의 제조법을 보면 원료를 반죽하여 헝겊에 싸서 틀에 넣고 단단히 밟아 청초(靑草) 또는 짚으로 싸서 온돌에 퇴적하여 만들고 모양은 편원형이라 했다. 호남이나 충청지방은 실내에 매달아 두고 분곡은 보통 조곡보다 저온 발효시키는 것이니 퇴적보다 매어달아 만드는 것이 쉽고 품질이 좋다하였다.

한말에는 곡자를 분류하는 방법이 매우 다양하였다. 제조 시기별로 춘곡, 하곡, 절곡, 동곡으로 나누고 용도별로 탁주용, 약주용, 소주용, 과하주용이 있고 원료 처리 방법도 조곡과 분곡으로 나뉘며 제조방법으로 퇴적방법과 매어달기가 있었으며 형상과 용량은 크고 두꺼운 것, 작고 얇은 것이 있으며 편원형, 원주형, 만두형, 각형, 컵형, 장방형, 방형, 모자형, 월(月), 원판형등 매우 다양하였다.

한말곡자는 동래 범어사, 양산 통도사 등 고려의 영향이 남아 사원의 곡자가 유명하였으며, 평양과 원산의 만두형 곡자, 고양군 공덕리의 곡자는 곱게 가루내어 만들어서 탁약주용으로 두루 쓰이곤 하였다. 특히 절구모양의 지형인 남한산성 동래산성의 곡자가 유명하였다고 한다. 또 이천의 탁자용 곡자 선산분곡, 온양, 평택의 곡자등이 유명하였고 경북 오지에 각형, 전남 목포에는 3홉 크기의 곡자가 있었다고 한다.

● 일제하의 곡자

소수의 전업자를 제외하고 곡자의 제조는 대부분 농가의 부업이었으나 일제하의 주세법에서는 곡자의 제조도 면허제도로 되어 1927년에 김천개량곡자 조합이 생기게 되었다. 1930년 일본인이 쓴 종합농산 제조학 중 조선주에 나타나는 누룩에 대한 기록을 보면 다음과 같다.

곡자는 소맥을 할쇄(割碎)하여 여기에 물을 가하고 일정한 형틀로 압착하고 적당한 온도에서 곰팡이류, 기타 미생물을 번식시킨 것인데 청주의 국(麴)과 같은 작용을 함과 동시에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은 주모의 작용을 하는 것이다. 곡자의 형상은 대소, 품질등 각양 각색이고 원료 소맥의 분쇄 정도에 따라 분곡(粉穀)과 조곡(粗穀)으로 크게 나누어진다.

분곡은 소맥을 갈아서 분쇄한 분말로서 만든 것이고, 밀기울을 포함하지 않고 소맥분만으로 만든 것을 백곡이라고 한다. 이것들은 주로 약주 또는 탁주에 사용한다. 조곡은 소맥을 3개정도로 빻는 소위 뇌쇄(雷碎)를 하여 제조한 것으로 탁주, 소주에 널리 사용되는 것이다. 곡자는 제조계절에 따라 춘곡(1, 2, 3월) 하곡(4, 5, 6, 7월)이라고 한다. 소맥수확의 8, 9월에 가장 생산을 많이한다.

그밖에 대맥(보리), 나맥(裸麥)또는 여기에 대두(大豆)분을 혼합한 것으로 원료로 하는 것, 또는 귀리(龜梨), 나맥(裸麥)등의 주요박(酒燿粕)과 혼합 중 강한 것을 원료로 하는 희귀한 방법이 있다. 원료의 처리 방법을 보면 소맥을 물로 씻어 충분히 건조한 것을 돌절구로서 연쇄(硏碎)하고 필요한 분의 세조(細粗)에 따라 연쇄의 정도를 가감한다. 동력은 우마(牛馬)아니면 체로 쳐서 곡자 원료로 한다.

곡자제조에는 특별한 구조를 갖춘방은 필요치 않으나 보통집의 온돌에 가마니 또는 덕석을 깔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큰 규모의 공장에서는 2중벽의 천장높이 9자정도로 하고 환기가 잘되게 지창(地窓)과 천창(天窓)을 둔다.

곡자제조의 조작은 성형(成型), 발효실에 입실, 갈아쌓기, 집빼기, 출곡으로 구성된다. 곡자실의 구조와 제곡 계절 및 지방에 따라 제조경과가 반드시 일정치 않고 대략 8, 9월 출곡되는 것이 보통이다.

우선 분쇄된 소맥을 곡자실에 운반하여, 덕석 또는 아연 함석판위에 원료당 40%정도 물을 뿌리면서 교반 혼합하고 1시간정도 방치하여 충분하게 점성이 생겼을때 일정량씩 단괴(團塊)로 하여 삼베로 싸서 형틀에 넣고 발로 밟아 단단하게 평원판(平圓板)으로 성형을 한다. 곡자 모양의 대소(大小)는 지방에 따라 다르고 형상은 편평(扁平)한 원판상(圓板狀) 또는 각판상(角板狀)이 가장 보편적인 것이나 모자모양이 있고 크기는 1.3내지 3.4톱 등 각양각색이다.

성형된 소맥은 서로 밀착되지 않게 짚으로된 새끼로 나선상으로 두루고(지름 3.4인치) 또는 둘레는 새끼끈을 부치고 뒷면 및 주변은 짚으로 싸서 온돌위에 15, 16개씩 막대기모양으로 위로싸서 전면에 쌓아올려 그 위를 가만히 덮어둔다. 이와같이 한 다음날 미생물의 번식과 같이 온도가 상승하고 탄산가스의 집적(集積)을 기다려 때때로 품온이 균일하도록 적체자리를 이동하는 적채(積債)를 하여 통풍이 되게 한다. 제2일부터 제3일까지 보통 3회 적채를 한다. 제4일 품온이 47-48도가 되면 각기 사이와 주위에 감아두었던 짚을 제거하고 이것으로 위를 덮고 이때 갈아 싸준다. 제5일째는 각 단괴(團塊)사이의 '새끼'를 빼내고 또 갈아 싸준다. 제6일 이후는 그대로 방치하면 차차 건조하고 품온은 내려간다. 9일째 출곡한다. 이 기간 사이에 발효실의 실온을 유지하기 위하여 난로로써 보온을 한다.

인천의 조일양조 주식회사 공장의 제곡 경과는 다음과 같다. 저장 제성곡자는 10개씩 새끼로 묶고 1동 또는 한죽이라고 하고 창고에 저장한다. 곳에 따라 천장에 달아매는 것 또는 4두들이 가마니에 둔다.

● 현재의 발효제

현재는 종전의 곡자와 일본식 입국(粒麴)과 1960년대 이후 사용되고 있는 분곡류가 있으며, 1970년대 이후에는 조정제된 정제효소 또한 사용되게 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과거의 다양하고 우수했던 곡자를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고 시중에는 아직도 가정용으로 곡자가 팔리고 있으나 현 주세법상으로는 위법이다.

소주용 곡자는 해방전부터 흑국곡자로 변했다가 현재에는 조효소로 거의 전량 대체되었고 탁주와 약주에는 곡자. 조효소제, 정제효소와 함께 각 양조장에서 입국을 띄워 사용하고 있는데 입국은 일본식 흩임누룩으로 종균을 입혀 생성된 구연산과 당화력을 활용하는 것이며, 조효소제는 재래 누룩의 주균인 Rhyzopus와 Usami 및 0ryzae 등의 균을 배양하여 당화력을 높인 것으로 자연누룩의 복잡한 맛과 당화력을 동시에 추구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누룩의 원부재료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누룩원료의 종류는 밀, 쌀에 밀가루를 입힌 것을 보통원료로 하는데 녹두, 찹쌀, 보리 등이 쓰이기도 한다. 효모원은 공기, 도꼬마리, 보릿짚, 벗짚, 뽕나무, 쑥, 상주, 연꽃, 솔대의 잎 여뀌의 어린잎, 솔잎 등이 있다. 원료외 증자여부는 볶은 것, 낀 것, 살짝찐 것, 날밀이 있으며 원료의 입도는 12할부터 미분까지 한다. 부원료의 종류에는 뽕나무잎, 쑥, 수유를 달인즙, 복숭아씨 분말, 살구씨 분말, 참외분말 등이있다.


출처 : (주)한국전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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