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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술/선사시대의 회화

선사시대의 회화 - 반구대 암각화, 천전리 암각화, 농경문 청동기

인류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그 아득한 옛날 인류의 조상들이 바위에 그들의 꿈을 표현하였는데, 이를 암각화(岩刻畵)라고 한다.

우리 나라의 선사시대는 구석기시대부터 시작되어 신석기와 청동기, 철기시대를 거치면서 이어져 왔다. 신석기시대에도 빗살 무늬나, 점열 무늬[點列文], 격자 무늬[格子文] 등의 기하학적 문양이 토기에 새겨져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문양들은 상징적인 것일 뿐 회화적(繪畵的)인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다가 진정한 의미의 미술 활동의 모습이 남아 있는 것은 청동기시대와 초기 철기시대이다.

이때는 일상 용기와 무기, 의기(儀器) 등이 활발히 제작되었는데, 그러한 유물들에 회화적 표현이 함께 남아 있다. 그 대표적인 작품 유형으로 바위의 표면에 새겨서 나타낸 암각화라 하는 것이 있다.

암각화는 시베리아에서는 주술 미술(呪術美術)로서 널리 퍼져 있고, 중국이나 몽고에서도 발견되어 왔다. 우리 나라에도 1972년에 경남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와 대곡리의 태화강 가에서 발견되어 북방 문화와의 연계성을 확인하게 되었다.

울주군 일대 이외에도 경북 고령군 개진면 양전동 등에도 추상적인 기하학적 문양이 새겨진 바위그림이 발견되었다. 반구대의 암각화는 물고기와 동물들이 사실적으로 묘사된 반면, 천전리의 암각화에는 추상적인 문양이 새겨져 있다. 물 속에 사는 물고기와 뭍에 사는 동물 등 여러 동물들을 겹쳐서 그려 놓기도 하고, 태양이나 우주를 상징하는 추상화된 문양을 새겨 놓기도 하였다.

이로써 당시 암각화는 사실적인 것과 추상적인 두 경향이 혼재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바위그림은 비록 거칠게 그려진 듯하지만, 원시적인 소박함이 잘 드러나 있다.

이외에 청동기의 표면에 그려진 것으로 동물문견갑(動物文肩甲)과 농경문청동기(農耕文靑銅器)를 들 수 있다. 이들의 정확한 쓰임새는 알 수 없으나 사냥이나 의식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동물문견갑의 한쪽에는 호랑이를, 다른 한쪽에는 사슴 두 마리를 음문(陰文)으로 표현하였다. 이들 동물은 반구대 암각화에서와 같이 요점만을 살려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으며, 사슴에는 화살이 꽂혀 있어서 수렵과 관련된 것으로 생각된다.

농경문 청동기에는 이름 그대로 농사를 짓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고리가 달린 조그만 청동기의 앞면에는 나뭇가지에 두 마리의 새가 앉아 있고, 뒷면에는 농구로 밭을 가는 인물과 곡식을 털어 항아리에 담으려는 인물이 표현되어 있다.

아직 초보적이기는 하나 서사적(敍事的)인 표현이 시도되고 있으며, 인물들도 간결하면서도 나타내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묘사하고 있다.

선사시대의 그림은 비록 간략하나마 동물이나 사람의 모습을 효율적으로 핵심을 정확히 표현하였음을 알 수 있다.
남아 있는 자료가 적어 면모를 확실히 알 수는 없으나, 이들 그림이나 문양들을 통하여 당시 사람들의 생활 형태를 짐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의 꿈을 읽어낼 수 있다.



반구대 암각화

암벽에 선조(線彫)
200cm x 800cm
경남 울주군 언양면 대곡리
청동기시대



반구대 암각화(전경)



반구대 암각화 부분(물고기)



반구대 암각화 (고래,덫에 걸린 짐승)



반구대 암각화 (고래잡이와 호랑이)



반구대 암각화 부분 (여러동물들)



반구대 암각화 (탁본)


세계 곳곳에는 구석기시대의 대표적인 동굴 벽화인 프랑스의 라스코 동굴 벽화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 벽화를 비롯하여 원시 예술 형태의 많은 자료가 산재해 있다. 이 벽화나 조각품들은 대체로 감상적 기능보다는 생활과 연결된 주술적인 기능을 지닌 경우가 많다.

이는 이러한 벽화가 대개는 깊은 동굴이나 바닷가, 강가 등 원시 시대 사람들이 모여 살았으리라고 추정되는 지역에서 발견되며, 벽화의 주요 소재인 동물들이 목이 잘리거나 창이 꽂힌 모습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아 잘 알 수 있다.

이러한 동굴 벽화와는 달리 이 반구대의 암각화는 단단한 쇠붙이로 넓은 바위 표면을 쪼아서 여러 동물을 새겼다. 그림은 크게 좌우의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바라보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겨가며 새겨졌다. 그 시기도 청동기시대부터 초기 철기시대까지 오랜 시간을 두고 새겨진 것으로 보인다.

호랑이, 사슴, 멧돼지 등 뭍에 사는 동물과 고래 따위의 물에 사는 물고기들이 새겨져 있다.

이들 그림은 서로 겹쳐지고 반복되며 서로간의 비례가 맞지 않는 것으로 보아 감상용이라기보다는 의식이나 기원의 목적으로 새겨졌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뼈나 내장으로 생각되는 선을 써서 동물을 그렸는데 이는 원시적인 표현 형태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시베리아에서 발견되는 선사시대 암각화에서도 이러한 표현 형태를 찾아볼 수 있다.

또 그물에 걸려 있다든지 울타리 안에 갇힌 동물을 그린 그림은 당시 사람들이 동물 사냥만 아니라 동물을 기르기도 했다는 걸 알려주고 있다.





천전리 암각화
   
암벽에 선조(線彫)
200cm x 800cm
경남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
청동기시대

반구대의 암각화가 있는 울주군 언양면 대곡리에서 태화강의 상류를 향해 올라가면 울주군 두동면 천전리에 있는 암각화를 만날 수 있다.

이 바위그림에는 반구대의 동물 그림과는 달리 선각으로 동심원문(同心圓文), 와문(渦文), 능형문(菱形文) 등 추상적인 기하학적 문양이 새겨져 있다.

이러한 추상 문양은 청동기시대의 의식 용구(儀式用具)나 동경(銅鏡) 등 여러 청동 제품에 새겨진 문양과 흡사한데, 이는 부적과 같은 주술적인 뜻을 가진 기호라고 생각된다.

이와 비슷한 암각화로 고령군 개진면 양전동에서 발견된 암각화에도 천전리 암각화의 문양과 비슷한 동심원문, 방형문(方形文)이 음각되어 있다.





농경문 청동기

청동기에 선조(線彫)
7.3cm x 12.8cm
국립중앙박물관
초기 철기시대


  


'농경문 청동기'는 대전 괴정동의 석곽묘에서 다른 청동기와 함께 출토된 것으로 집 모양 같기도 하고 방패 모양 같기도 한데, 정확한 용도는 알 수 없다.

윗부분에는 여섯 개의 구멍이 있고, 그 구멍을 이용해 매달아두고 사용한 듯 구멍의 윗부분이 닳아진 흔적이 있으며, 한쪽 면에는 둥근 고리가 달려 있다.

이 청동기에는 농사를 짓는 장면이 새겨져 있어서 매우 주목된다.

뒷면에는 밭을 갈고 있는 농부 한 사람과, 괭이로 땅을 파고 있는 모습, 그리고 키같이 생긴 것을 들고 있는 사람과 망을 씌운 항아리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이는 밭을 갈아 씨를 뿌리고 거두어 저장하는 농사의 장면을 간결하면서도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고리가 달린 앞면에는 나뭇가지에 새가 앉아 있는 모습이 새겨져 있어서 솟대를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추측되며, 농사와 관련된 의식에 쓰이던 것으로 생각되어 이 청동기의 쓰임을 짐작하게 한다.


출처 : 대천화랑  http://www.daechonnet.co.kr/home/koreanart/turn02.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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