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산소 그리고 생명체
남조균(사이아노박테리아: Cyano bacteria)와 최초의 생태계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
태고의 세계에서는 축하할 일이 많지 않았다. 20억년 동안 박테리아 정도의 생물체가 유일한 생명이었는데 그런 생물들이 번식하고 돌아다녔지만 그 이상 수준의 존재로 도약할 뜻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한데, 생명이 태어나고 10억 년이 지나는 사이에 물속에 엄청난 양으로 녹아 있던 남조균(사이아노박테리아: Cyano bacteria)들이 수소를 이용하는 방법을 발명했다.
남조균들은 물을 빨아들여서 수소를 섭취하고, 폐기물인 산소를 뱉어냈다. 그런 과정에서 그들은 광합성을 발견한 것이다. 말할 나위없이 광합성의 출현은 지구 생명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유일한 대사의 발명인데 그 발명자는 식물이 아닌 박테리아인 것이다.
남조균이 번성하면서 세상은 산소로 가득 채워지게 되었고, 당시 세상에 살고 있던 다른 생물들은 산소의 독성에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산소를 사용하지 않는 무산소성 생물의 세계에서 산소는 독성이 매우 강하게 작용을 한다. 실제로 우리의 백혈구는 산소를 이용해서 박테리아를 죽인다.
산소가 우리의 생존에 필수적이라 믿었던 사람들에게는 산소가 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놀랍게 들리겠지만, 그렇게 된 것은 우리가 산소를 활용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다른 생명체들에게는 산소는 두려운 존재이다. 버터가 상하고, 쇠가 녹이 스는 것도 모두 산소 때문이다. 우리도 어느 정도까지의 산소만을 견뎌낼수 있다. 우리 세포 속에서의 산소 농도는 대기 중의 산소 농도의 10 %정도에 불과하다.
새로 출현한 산소를 사용하는 생물체는 두 가지 이점을 가지고 있었다.
산소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더 효율적인 수단이기도 했지만 경쟁상대가 되는 생물체들을 제거하기도 했다.
습지와 호수 바닥의 질퍽거리는 무산소성의 세상으로 되돌아간 생물체도 있었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였지만 아주 먼 옛날에는 우리 인간과 같은 생물체의 소화관 속으로 옮아 가기도 했다. 지금도 상당히 많은 수의 그런 원시적인 생물체들이 아주 적은 양의 산소마저도 무서워서 우리 몸 속으로 숨어들어와 음식물의 소화를 도와가며 살고 있다. 수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생물들이 적응에 실패해서 죽기도 하였던 것이다.
남조균은 대단히 성공을 거두었다. 처음에는 그들이 만들어내는 여분의 산소가 대기 중에 축적되는 대신에 철과 결합해서 산화철이 되어 원시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 세상은 수백만 년에 걸쳐서 문자 그대로 녹이 슬었다. 그런 역사는 오늘날 세계의 철광석을 제공하고 있는 띠 모양의 철 광상(鑛床)에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수천만 년 동안 그 이상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초기 원상태로 되돌아가보면, 지구상에 살게 될 미래의 생물이 출현 할 것이라는 징조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마도 이곳 저곳에 있는 물웅덩이에서 살아 있는 거품을 보거나, 해안의 바다에 반짝이는 녹색이나 갈색 생물들을 볼 수 있을 뿐이고 다른 생물들은 찾아 볼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다가 약 35억년 전에 무엇인가 획기적인 일이 일어났다. 얕은 바다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눈에 보이는 구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상의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에서 남조류들은 아주 조금 더 끈적끈적 해졌고 그래서 먼지와 모래처럼 작은 입자들이 달라 붙어서 흉측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좀더 단단한 구조를 만들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스트로마톨라이트: Stromatolite >이다. 때로는 거대한 컬리플라워처럼 보이기도 하고, 부풀어 오른 매트리스(스트로마톨라이트는 매트리스 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 되었다)처럼 보이기도 했고, 기둥처럼 만들어져 수면에서 수십 미터, 심지어 100미터에 이르는 높이를 가지게 되기도 했다. 그 모양에 상관없이 그들은 일종의 살아 있는 돌이었고, 세상에서 최초로 협동에 의한 삶을 보여주던 예였다.
표면에 노출되어 살거나, 그 속에서 사는 다양한 종류의 원시 생물체들이 서로에 의해서 만들어진 조건을 이용해서 잘 살아가고 있었다. 세상에 처음으로 생태계가 나타난 것이다.
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화석으로부터 스트로마톨라이트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1961년 오스트레일리아의 외딴 북서 해안에 있는 샤크만에서 살아 있는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발견한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사실 너무나도 뜻밖의 일이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발견했는가를 이해하기까지 몇 년이 걸렸다.
그러나 오늘날 샤크만은 관광지가 되었다. 그 주변의 몇백킬로 이내에는 다른 관광지가 없고, 그나마도 크기가 10여 킬로미터에 이르러 방문객들이 만으로 걸어 들어가서 수면 바로 밑에서 조용하게 숨쉬고 있는 스트로마톨라이트를 잘 볼 수 있도록 산책로도 만들었다.
회색으로 광택도 없는 그것은 어떤 책에서 설명했듯이 아주 커다란 쇠똥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5억년 전에 살았던 생물이 지금까지 살고 있다는 모습을 보고 있다는 사실은 이상할 정도로 아찔한 느낌을 준다.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시간여행인 것이다. 사람들이 진정한 신비를 찾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이집트의 피라미드만큼 잘 알려졌어야만 할 것이다.
2008년 7월, 미국 버지니아에서 발견된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 - 5억년, 무게 2톤
상상도 하지 못하겠지만, 이렇게 무디게 보이는 돌들은 생명으로 가득 차 있고, 입방 미터당 36억 마리의 생명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주 자세히 보면 산소를 배출하느라고 생기는 작은 기포를 볼 수도 있다.
샤크만의 남조류가 지구상에서 가장 느리게 진화한 생물체라는 주장도 있지만, 지금 현재는 가장 희귀한 생물 중의 하나 임이 틀림없다. 더 복잡한 생명체가 나타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난 그들은 바로 자신들에 의해서 존재하게 된 바로 그 생물체들에 의해서 거의 모든 곳에서 멸종했는데 그들이 샤크만에서 지금까지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곳의 염도가 너무 높아서 남조류를 먹고사는 생물들이 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20억년 동안 그렇게 배출된 산소가 지구 대기의 산소를 오늘날의 대기분포 상태로 이루어 냄으로서, 다음 단계의 더욱 복잡한 생명의 역사가 시작될 수 있었던 것이다.
[출처 및 참고 자료]
http://kr.blog.yahoo.com/mossben2002/1144
Robert Lawlor - Voice of the first day ( ISBN 0-89281-355-5 )
Lee Durrell - State of the Ark ( ISBN 0-385-23668-9)
Bill Bryson - A short history of nearly everything ( ISBN 89-7291-364-2 )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atidx=0000006328
http://isoft.postech.ac.kr/Research/POSNIRK/doc/TREND-1194
http://user.chollian.net/~cihkj/treepul/htm/spirulina.htm
http://en.wikipedia.org/wiki/File:CyanobacteriaColl1.jpg
http://www.ucmp.berkeley.edu/bacteria/cyanointro.html
http://www.hojung.info/entry/Shark-Bay
http://en.wikipedia.org/wiki/Stromatolite
http://www.google.com/search?sourceid=navclient&ie=UTF-8&rlz=1T4RNWK_enUS278US280&q=Stromatolite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08/07/080704122847.htm
http://www.rockhounds.com/grand_hikes/hikes/stromatolites_in_the_hakatai/
http://en.wikipedia.org/wiki/Shark_Bay
http://www.sharkbay.asn.au/
http://en.wikipedia.org/wiki/Shark_Bay,_Western_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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