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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 Health/음식정보

그들만의 와인 ‘로마네 콩티’




프랑스 중동부 부르고뉴 지역. 이곳에서 생산되는 로마네 콩티(Roma­n<00E9>e-Conti)는 많은 와인 애호가로부터 ‘세계 최고’란 평가를 얻고 있다. 생산 연도에 따라 한 병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한다.

프 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22일 로마네 콩티의 인기 비결을 소개했다. 우선 로마네 콩티는 연간 6000병 정도만 한정 생산된다. 올해 팔리기 시작한 2005년 빈티지의 한 병 가격은 현재 1345유로(약 215만원·세전가격)에 달한다. 그러나 로마네 콩티를 구입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세계 최고 와인 생산업자’의 독특한 ‘배짱 마케팅’ 때문이다.

로마네 콩티는 ‘로마네 콩티 가문’이 소유하고 있는 다른 도멘(포도원)의 고급 와인과 함께 판매된다. 로마네 콩티 한 병에 다른 도멘 와인 11병을 끼워 12개들이 상자 단위로 판매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로마네 콩티만 따로 구매할 수는 없다.

끼워팔리는 와인도 고급이다. 라 타슈, 리슈부르, 로마네-생-비방, 그랑-에셰조, 에셰조, 몽라셰와 같은 그랑크뤼급 와인들이다. 이런 식으로 로마네 콩티 생산자는 다른 와인까지 합쳐 1년에 8만~10만 병의 고급 와인을 ‘원샷’에 팔아치운다.

구매자도 엄격히 제한한다. 로마네 콩티 가문의 거래명부에 적힌 개인 200명과 와인상 및 레스토랑 주인 100여 명만 주문을 낼 수 있다. 와인상은 자신의 단골 고객들에게만 로마네 콩티를 팔겠다고 서약을 해야 한다. 로마네 콩티가 이베이 등에서 경매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프랑스에서 판매되는 물량은 연간 생산량의 10분의 1인 600병 정도고 나머지는 해외로 수출된다.

이 러한 배짱 마케팅은 이 포도밭의 공동 소유자이자 관리자인 오베르 드 빌랜(69)의 철학에 따른 것이다. 빌랜은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20년 전만 해도 (구입 희망자는) 로마네 콩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며 “지금은 로마네 콩티를 한 번도 마셔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결코 마시지 않을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돈벌이나 다른 목적으로 사려는 사람들에겐 팔기 싫다는 얘기다.

로마네 콩티 포도밭은 12세기에 수도사들이 처음으로 경작을 시작했으며, 그 규모는 축구장 3개를 합쳐 놓은 크기인 1만8000㎡다. 현재 이 포도밭은 수차례 소유주가 바뀐 끝에 자크-마리 뒤보-블로셰, 르로이 등 두 가문이 운영하고 있다.

박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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