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 집착은 자멸의 길” |
물질은 채우면 채울수록 점점 더 갈증 … ‘크게 버리는 사람이 크게 얻을 수 있다’ |
|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 쿠베르탱 남작이 만든 이 올림픽 구호는 지난 세기 동안 스포츠를 넘어 우리 삶의 전반을 지배해 왔다. 기록 경신을 향한 인간의 집념은 스포츠에 국한하지 않는다. 고도성장시대를 살아온 사람은 더 많은 소비와 축적된 부를 미덕으로 여겼고 그 과정에서 무한경쟁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그러나 20세기가 끝날 무렵 건강한 아마추어리즘이 사라지고 오로지 금메달을 향한 자본주의의 각축장으로 변한 올림픽을 지켜보며 사람은 ‘무엇을 위한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 인가’를 자문했다.
시 카고 대학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심리학, 교육학)는 ‘몰입의 즐거움’에서 “미국의 억만장자는 평균소득을 가진 사람보다 아주 조금 더 행복할 뿐이다”고 했다. 1960년부터 1990년대까지 미국인의 실질소득은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자신이 무척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의 비율은 여전히 30% 수준에 머물렀다. 칙센트미하이 교수는 “빈곤의 문턱을 일단 넘어서면 재산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그것이 행복으로 직결하지는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개인의 경제력과 삶에서 느끼는 만족감 사이에는 아주 미미한 상관관계밖에 없다니!
물질문명에 염증을 느낀 사람은 가장 먼저 속도에 제동을 걸었다. 소비하기 위해 일하고, 좀더 높은 소비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해야 하는 삶에 회의했다.
어느새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로 대변하는 근대화의 공식이 퇴색하고, ‘단순하게 더 단순하게’ ‘천천히 더 천천히’라는 포스트모던 시대의 구호로 대치되었다.
‘단순하게, 천천히’ 조용한 생활의 혁명
서구에서는 이미 1960년대 후반부터(6·8혁명이 계기가 됨) 이런 깨달음이 구체적인 운동으로 나타났다. 대 표적인 예가 ‘조화로운 삶’으로 유명한 스코트 니어링 부부다. 50년을 해로한 니어링 부부는 1932~54년의 20여 년 동안 버몬트 시골농장에서 자급자족의 독립경제를 실천하며 일종의 귀농일기인 ‘조화로운 삶’을 집필했다. 그 러나 멀리 가서 찾지 않아도 우리 주변에는 그 자체가 ‘조화로운 삶’인 사람이 많다. 몇 년 전 서산중학교 3학년인 정두현군의 ‘짠순이 할머니’ 이야기에 배꼽을 잡은 적이 있다. 두현군네는 농사 짓는 집이어서 수세식 화장실이 아니라 측간이다. 텃밭에 거름을 주기 위해서다. 김장철이면 옆집에 가서 김장 담근 소금물을 얻어다 배추를 씻었다. 식구들이 우리가 거지냐고 화를 내도 아랑곳하지 않았고, 한술 더 떠 윗집· 아랫집에 연락해 쓰고 난 소금물을 가져가라고 할 정도였다. 물론 가져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할머니는 동전이 생기면 장롱 밑으로 밀어 넣었다. 한번 들어가면 꺼낼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장롱 밑에 동전이 가득 차니까 할머니는 장롱을 들어내 돈을 꺼내고 그것을 사회재단에 내놓았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할머니의 기부는 손자에게 충격이었다. 사실 이제 자연을 지배하고(개발하고) 무언가를 소유한다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다. 제러미 리프킨과 같은 사회비평가는 ‘소유의 종말’을 이야기했다. “ 소유는 모든 것이 휙휙 바뀌는 풍토에 적응하기에는 너무 느려 터진 생각이다. 사람은 물적 자산이나 재산을 일정 기간 이상 보유하는 것이 이롭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소유한다. ‘가진다’ ‘보유한다’ ‘축적한다’는 생각은 그동안 금과옥조로 떠받들어졌다. 하지만 과학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경제활동이 어지러울 만큼 빠르게 진행하는 세상에서 소유에 집착하는 것은 곧 자멸하는 길이다. 주문생산이 일반화하고 끊임없는 혁신과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지며 제품수명이 점점 단축하는 세상에서는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퇴물이 된다. 변화하지 않는 것이라고는 변화밖에 없는 세상에서, 소유하고 보유하고 축적하는 태도는 점점 설득력을 잃어간다” (‘소유의 종말’에서). 이런 영향으로 적어도 요즘 사람은 물질적·반생태적·소비적이라는 말을 모욕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
'Kornan > Informa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의 대하소설 (0) | 2011.01.29 |
---|---|
News (0) | 2010.10.03 |
2010년 배추 등 채소값 폭등의 이유 (0) | 2010.09.29 |
단위 환산표 (0) | 2010.08.29 |
유용한 사이트 (0) | 2009.10.06 |
2008 베스트 블로그 100 - PC사랑 선정 (0) | 2008.12.22 |
민물 참게 낚시 (0) | 2008.10.02 |
한. 중. 일 호감도 조사 비교 (0) | 2008.07.15 |
4촌까지 빛 상속 조심 (1) | 2008.07.15 |
북카페 (0) | 2008.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