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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ETC

커피에 대한 심층 보고서


소비에서 문화로, 커피에 대한 심층 보고서

당신이 사랑한 커피의 진실




커피는 영양을 위해 사거나 마시지 않는다.
커피가 우리에게 주는 가치는 맛과 향기 외에도 정신적·심미적인 안정과 만족, 분위기라는 덤까지 선사한다.

그래서 책 한 권, 영화 한 편의 값을 기꺼이 지불하면서 커피 한 잔의 멋을 향유한다.
악마처럼 검은 유혹과 지옥처럼 뜨거운 열정, 키스처럼 달콤한 감각으로 비유되는 커피의 매혹, 그 세계로 들어가 보자.

진행 박미경 리포터 rose4555@hanmail.net
사진 김재윤
도움말 동서식품 홍보실·김정희 대표(커피볶는집 ‘서래수’)· 이종태 실장(커피공동체 ‘연두’)·최성일 대표(커피문화원)
참고 서적 <커피의 역사>·<커피와 차>




part 01 커피의 탄생과 진화

- 기호 식품에서 문화로 자리 잡기까지





내가 커피와 처음 만난 것은 언제였을까. 충무로의 ‘카페 떼아뜨르’, 명동의 음악 감상실 ‘필하모니’와 ‘포엠’. 이름만으로도 분위기 있는 카페에 당당하게 드나든 것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뒤다. 매캐한 담배 연기와 음악의 선율, 검고 뜨거운 커피와 함께 어른이 된 듯한 기분을 한껏 느끼던 일종의 성인식이었는지 모른다. 당시에 최초로 압축 방식이 도입된 커피숍 ‘꿈과 같이’를 찾아 조금 더 씁쓸하면서도 혀끝에 도는 감미로움에 도취되기도한 원두커피의 추억이 있다. 커피를 마시며 미팅을 하고, 첫사랑을 앓고, 이별의 아픔을 친구에게 털어놓으며 인생을 알아갔다. 모호하고 애달픈 청춘의 시작은 커피와 함께 ‘꿈과 같이’ 흘러갔다.

‘커피가 위 속으로 떨어지면 모든 것이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생각은 전쟁터의 기병대처럼 빠르게 움직이고 기억은 기습하듯 살아난다. 작중 인물은 즉시 떠오르고 원고지는 잉크로 덮인다. - 발자크’ 이쯤 되면 작가에게 커피는 생명수라 할 것이다. 평생 마신 커피가 5만 잔에 이른다는 프랑스의 소설가 발자크에게 소설을 쓰게 한 원동력은 커피였다. 베토벤 역시 아침식사는 커피콩 60알을 볶아서 만든 커피뿐이었다. 독일의 작곡가 바흐나 브람스, 철학자 칸트도 못 말리는 커피 애호가였으며, 프랑스의 사상가 사르트르는 카페를 집필실로 삼아 반려자 보부아르와 함께 10년이 넘도록 매일 정해진 시간에 찾아와 커피를 주문한 뒤 몇시간 동안 집필했다고 한다. 계몽사상가 볼테르는 하루에 50잔 넘게 마신 커피광으로 84세까지 장수했고, 루소는“ 아, 이제 커피 잔을 들 수 없구나!”라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 커피를 사랑했던 세계적인 예술가나 철학가들에게 커피는 단순한 기호 식품을 넘어 무한한 상상력과 비밀스러운 영감을 준 또 하나의 예술품이었을지 모른다.


인류를 사로잡은 붉은 열매

커피 열매는 빨갛게 익으면 체리처럼 보여 영어로는 ‘coffee cherry’라고 부르는데, 그 씨앗을 생두(green bean)라고 한다. 생두는 이름 그대로 푸르스름한 콩에 불과하다. 여기에 열을 가해 볶아야 비로소 커피의 맛과 향을 지닌 ‘원두(roasted bean)’가 된다.
널리 알려진 커피의 기원 설화는 에티오피아의 염소치기 칼디의 이야기다. 어느 날부턴가 칼디가 기르는 염소들이 밤늦게까지 흥분해서 잠을 자지 못했다. 관찰해본 결과 염소들이 어느 나무 열매를 먹고 나면 그처럼 잠을 자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칼디가 직접 그 열매를 씹어보았는데 기분 좋은 느낌이 들어 수도원 원장에게 열매를 보이며 이 사실을 이야기했지만, 원장은 쓸데없는 일이라며 열매를 불 속에 집어던졌다. 그러자 열매가 구워지며 아주 향긋한 냄새가 났다. 이 열매를 갈아 물에 녹인 것이 세계 최초의 커피가 되었다. 이제 커피는 전 인류의 3분의 1이 마시는 음료로, 전 세계에서 735만 톤을 생산하며 해마다 약 4천 억 잔, 하루 25억 잔을 소비한다.


한국 커피의 역사

우리나라 커피의 역사는 1896년 아관파천 무렵 고종황제가 러시아공사관에서 커피를 마신 것으로 시작됐다. 고종은 이후 정헌관이라는 서양식 집을 짓고 그곳에서 커피를 마셨으며, 1902년에는 고종을 모시던 독일 여인 손탁이 옛 이화여고 본관이 있던 정동에 손탁호텔을 세우고 최초로 커피 다방을 두기도 했다.
1920년대에는 명동, 충무로, 종로 등지에 전통 다방이 생겨나면서 작가, 정치가, 배우 등 소수의 사람들이 커피를 즐겼고, 8·15광복과 한국전쟁 이후 미군을 통해 커피가 보급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커피가 알려졌다. 1970년, 동서식품이 맥스웰하우스 커피를 생산·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당시에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커피를 국내 최초로 자체 생산하기 시작하여 한국 커피 산업의 시대를 열었다.


인스턴트에서 원두커피로

1976년에는 동서식품이 세계 최초로 커피믹스를 개발한다. 애초에 여행이나 등산 등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된 제품이나 온 국민에게 사랑받는 맛과 품질로 1조 시장에 국내 1위 커피 카테고리로 성장했다.

선진국에서는 커피 시장의 10퍼센트에 불과한 인스턴트의 비중이 우리나라에서만 80퍼센트로 유독 높은것에 대해 커피 전문가 허형만씨는 <허형만의 커피스쿨>에서 이렇게 분석한다. “산업화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리다 보니 여유롭게 즐기는 커피보다 빨리 마시는 커피에 많은 관심을 가졌고, 맛과 향을 즐기기보다는 건강에 많은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국내 커피 시장은 가공 및 포장 방식에 따라 커피믹스, 커피음료, 인스턴트커피, 원두커피 등 4가지로 세분화된다. 시장 규모에서는 2009년 기준 커피믹스 시장이 9천509억 원으로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커피음료(5천371억 원), 인스턴트커피(1천510억 원), 원두커피(455억 원)의 순이다(2009년 닐슨 데이터 기준, 커피숍 , 테이크아웃, 다방 등 시장은 제외). 시장점유율은 동서식품이 인스턴트커피 시장에서 70퍼센트 이상, 커피믹스 시장에서 8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커피음료의 장점은 맛있는 커피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프리미엄 커피음료들은 100퍼센트 아라비카 고급 원두를 사용하여 종전 커피음료와는 차별화된 깊고 풍부한 맛이 특징이며 카페라테, 아메리카노, 캐러멜 마키아토, 민트 모카 등 커피전문점에서만 만나볼 수 있던 다양한 메뉴들을 간편하게 포장된 제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동서식품 홍보실 관계자는 전한다.

1999년 이화여대 앞에 개점한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1호점은 국내 원두 시장을 본격적으로 열어 커피 문화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스타벅스, 커피빈 등 외국계 커피전문점 브랜드가 한국 시장을 주도하며 ‘커피의 맛보다 브랜드를 마신다’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되었다.

원두커피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커피콩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커피 역시 농산물이고 그 신선도가 맛을 좌우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것에 눈을 뜨기 시작해 콩을 들여와 직접 볶아낸 후 판매하는 로스터리 숍도 늘어났다. 커피 볶는 법과 커피 볶는 집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배경이다.

커피 볶는 집 ‘서래수’의 김정희 대표는 “점점 늘어나는 로스터리 숍에서 커피교실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일반인들에게 원두커피 문화를 전파하는 창구 역할을 한다”고 전한다.



커피에 관한 Q&A



커피의 품종은 원두커피의 주원료로 쓰이는 아라비카(Arabica)와 인스턴트커피의 원료로 쓰이는 로부스타(Robusta) 품종이 전체 생산량의 99퍼센트를 차지한다. 아라비카는 향긋하고 섬세하지만 냉해나 병충해에 약해 상대적으로 생산비가 높고, 로부스타는 거칠고 쓴맛이 강한데 온도 변화와 병충해에 강하고 씨만 뿌려놓아도 잘 자라 생산비가 적게 든다.


‘착한 커피’는 어떤 의미인가


공정무역 커피를 가리킨다. 커피는 에티오피아, 우간다, 콜롬비아, 브라질, 동티모르, 인도네시아 등 빈곤국에서 주로 생산된다. 커피 재배 농민이 원두 1킬로그램을 팔고 손에 쥐는 돈은 10센트 안팎이라고 한다. 이들의 일당은 1~2달러. 그런데 커피의 소비자가격은 여기서 200배나 뛴다. 대형 유통업자가 천문학적 이윤을 거둬들이는 것이다. 그런 불공정을 바로잡자고 나온 것이 공정무역 커피, 즉 착한 커피다. 소비자들이 유통업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생산자들과 연결해 커피 생두를 적정 가격으로 사는 것을 말한다.


세계에서 제일 비싼 커피는


루왁커피다. 이 커피는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 사는 사향고양잇과 야생동물인 루왁(luwak)에게 얻은 것이다. 루왁이 커피 열매를 먹으면 껍질만 소화가 되고 씨앗은 소화가 안 된 채 배설된다. 이 커피 씨앗이 뭉쳐진 배설물을 채취해 양질의 원두만 깨끗이 닦아낸 뒤 햇볕에 말린 것이다. 독특한 향기와 깊고 부드러운 맛으로 유명하다. 1년에 원두 500~700킬로그램이 생산되어 1킬로그램당 900~1천 달러 이상을 호가한다. 일반 소매점에서는 잔당 7만~10만원을 받는다. 이밖에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미국 하와이에서 생산되는 ‘코나’ 등이 비싼 커피로 꼽힌다.


커피 보관 요령은


원두 상태든 가루 상태든 커피는 변질되게 마련이다. 습기가 많고 온도가 높은 곳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2주 이내에 사용할 커피는 밀봉해 신선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한다. 용기는 밀봉이 가능한 유리나 도자기 소재가 좋고, 200~300그램씩 나눠 보관하는 게 편리하다. 그 이상 보관할 커피는 작은 용기에 담아 밀봉한 뒤 냉동실에 넣어두어야 한다. 일단 개봉하면 수분과 접촉해 향을 잃으므로 다시 냉동실에 보관하지 않는다.


일반인도 쉽게 커피 만들기를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나


요즘은 전문대학이나 대학 평생교육원 등에서 커피를 전문적으로 가르친다. 나주대학이 2005년 커피바리스타학 과를 개설한 것을 시작으로 부산여자대학, 양산대학, 대구보건대학 등이 커피 관련 학과를 개설했다. 유명 바리스타나 로스터가 커피 전문가 과정을 운영하기도 한다. 지방자치단체나 백화점 문화센터 등에도 커피 강좌가 개설되었다.





part 02 전문가에게 직접 들었다!

- 맛있는 커피 만드는 그들만의 비법

“자신이 좋아하는 취향이 가장 맛있는 커피죠. 김치의 맛이 수백 가지지만 좋아하는 맛이 다른 것처럼요. 인스턴트커피나 가공된 커피가 밖에서 사 먹는 밥이라면, 원두커피는 집에서 엄마가 해주신 밥이라 할 수 있어요.”

커피공동체 ‘연두’의 바리스타 이종태 실장의 맛있는 커피 철학이다. 소규모 로스터리 숍들의 연합체로 국내에서 로스팅해 신선하고 맛있는 원두를 제공하는 연두는 바리스타가 만족하지 못하는 커피는 무조건 버리고, 고객이 원하면 무한 리필을 원칙으로 하는 커피집으로 유명하다.

유기농 수제 커피를 가장 큰 타이틀로 해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커피를 제공하는 서울 서초동 서래마을의 커피볶는집 ‘서래수’의 김정희 대표에게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법을 배워보았다. 서래수 커피 맛의 비밀은 지하에서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하기 때문에 커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색다른 커피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커피를 공부하고 싶어하는 손님들과 요일을 정해 커피 이론과 실제를 배우는 커피교실도 열린다.












part 03 커피 한 잔의 힘

-우리 몸속에서 커피는 어떤 효과를?



취재 박선순 리포터 ss7262@hanmail.net
도움말 이상규 부회장(커피교육협의회, 주성대학교 호텔제과 음료과 교수)·
이정기 회장(우리커피연구회)
참고 도서 <커피 한잔의 힘>


어쩌면 커피는 건강을 생각해서라기보다는 그 향과 맛 때문에 즐기는 음료일 것이다. 커피 한 잔에는 살아가면서 한 템포 쉬어 갈 수 있는 휴식과 여유라는 달콤함이 숨어 있기 때문. 그러나 ‘건강에 좋다’ ‘나쁘다’에 대한 의견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 커피는 우리의 건강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커피를 처음 마시기 시작한 아라비아 지방에서는 이슬람 승려들이 밤에 졸음을 쫓기 위해 마셨다고 한다. 이후 커피는 만병통치약으로 통하던 때도 있었으며, 기호 식품으로 자리 잡은 것은 중세시대에 유럽으로 전파되면서부터다.

그러나 한때 ‘위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요즘은 적절하게 마시면 이로운 음료라는 주장이 대세. 한편 전문가들은 커피는 복합 성분으로 구성되어 한 가지 성분에 대한 연구만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커피의 다양한 성분과 효과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을 궁금해하는 사람은 많지만, 커피의 성분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커피에는 메틸피라진, 피라진산, 5-HMFA, 카페인, 카페산, 개미산 등 다양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이름도 생소한 커피의 성분들은 그 효과 또한 뛰어나다. 메틸피라진, 피라진산, 5-HMFA는 항염·항응고 작용을 하고 지질대사를 개선하며, 카페인은 세포 상해성 병의 예방과 깊은 관계가 있다. 카페산은 커피 생두에 가장 많은 클로로겐산의 대사 물질로, ‘로즈메리’에서 유래한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폴리페놀 다량 함유해 산화 방지
커피교육협의회 이상규 부회장은 “커피는 폴리페놀을 다량 함유한 음료로 몸이 산화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노화를 예방하고 피곤하지 않게 해주는 커피를 만병통치약으로 여기기도 하는데, 그만큼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커피의 단점도 있다. 커피를 많이 마시면 카페인을 다량 섭취하고, 카페인은 칼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커피를 다량 섭취했을 경우에 생기며, 하루에 한두 잔 마시는 데는 문제가 없다.


예방의학 차원에서 효과적

이러한 성분들 때문에 커피를 예방의학 차원으로 여기는 학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2005년에는 ‘커피가 간암 발병 확률을 반으로 줄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일제히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의 암 전문지에 실린 논문에서는 약 10년에 걸쳐 9만 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은 사람이 간세포암 발병률을 1.0으로 했을 때 커피를 매일 한두 잔 마시는 사람의 발병률은 0.52로 반이 줄었다고 발표했다. 또 매일 5잔 이상 마신다고 답한 사람의 발병률은 0.24로 4분의 1 이하로 내려갔다고 한다.

커피는 당뇨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핀란드의 조사에 따르면 ‘커피를 하루에 서너 잔 마시는 사람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적다’고 한다.

아직 그 원인이 완벽하게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몇 가지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우선 클로로겐산에 따른 글루코스 흡수 지연 작용(식후 과혈당 개선 효과)으로 혈당치가 상승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장 강력한 예방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카페인’으로 여러 환경 요인에 의해 공격을 받는 췌장의 인슐린 분비 세포를 보호해 주는 작용을 한다는 것.


무엇보다 커피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신경세포가 손상된 것을 복구해주는 역할을 한다. 알코올에 찌든 간세포와 약물로 파괴된 췌장 세포도 보호해준다. 카페인이 뇌 속에서 손상된 신경세포를 보호해준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커피에 대한 진실 혹은 오해

커피 중독성에 대한 우려

커피에 대해서는 잘못 알려진 상식이 많다. 그중 ‘중독성이 있는 것은 아닐까?’에 대한 의문이 가장 많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국제 질병 분류’에 카페인은 중독물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카페인에 대한 연구에서 그 의존성과 남용성에 따른 정확한 결론은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1인당 마시는 커피 양은 0.8잔이며, 세계 최고 음용률을 자랑하는 핀란드 사람에 비해서는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이렇게 커피를 많이 마시는 핀란드에서도 끊임없이 ‘중독성’에 대한 연구를 하지만 그리 큰 문제는 없다고 한다.


우리커피연구회 이정기 회장은 “커피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중독성이 있다는 얘기는 근거가 없다고 본다. 커피의 카페인은 아데노신과 비슷한 성분으로 몸이 피곤하거나 노곤할 때 힘을 내주는 효과가 있다. 이를 두고 커피의 중독성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커피뿐만 아니라 좋은 음식이나 약도 해로울 수 있다. 때문에 커피도 적당히 마시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피부에 좋을까, 나쁠까?

한때 커피가 피부 미용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얘기도 있었다. 이 말은 맞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 까닭은 오래된 커피나 인스턴트커피만 마셨다면 ‘맞다’지만, 모든 커피를 두고 하는 말이라면 단연 ‘아니다’라는 것이다. 커피는 지방을 분해하고 이뇨 작용을 하기 때문에 혈액순환이 잘 되고, 쓸데없는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해주기 때문에 피부 미용에 좋을 수 있다. 그렇기에 커피 마니아들은 커피 가루로 팩을 만들어 마사지나 목욕을 하기도 한다.

또 커피 한 잔 속에 있는 카페인은 운동할 때 피하지방을 태워 근육으로 바꿔주며, 카페인 양이 많을수록 신진대사율이 높아져 피곤을 느끼지 않고 장시간 활동을 할 수 있다. 문제는 ‘크림’을 넣어 마실 때다. 크림은 탄수화물이 많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크림보다는 우유를 넣어 마시는 것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한편 커피에 있는 카페인은 체질에 따라 반응 정도가 다르다. 어떤 사람은 카페인 200밀리그램에 반응하지 않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은 카페인50밀리그램에 거부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카페인에 전혀 반응하지 않다가도 특정 상황이나 컨디션에 따라 커피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카페인에 대해 반응이 일어나는 사람은 카페인이 없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것을 권한다.








part 04 커피 속 문화 들여다보기

-커피, 문화 공간을 만들다



그 옛날 ‘커피’와 커피를 마시는 사교의 장이던 ‘카페’는 주로 예술가나 지식인들을 위한 기호품이자 문화공간이었다.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커피와 함께 카페는 대중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생활의 기호품으로 언제 어디서나 즐기는 커피 문화는 그 나라의 식생활 습관과 문화에 따라 변하고 나름의 커피 스타일이 생겼다. 세계 여러 나라의 커피 문화를 알아보고, 가볼 만한 커피 문화 공간을 소개한다.


취재 박선순 리포터 ss7262@hanmail.net
도움말 허형만 대표(압구정 커피집)
참고 도서 <허형만의 커피스쿨>·<커피 풍경>

       
16세기에 커피가 이스탄불을 거쳐 유럽으로 전파되면서,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문학과 음악, 예술 등을 나누는 문화 공간이 되었다.

17~18세기에는 런던을 중심으로 커피하우스 3천여 개가 생겨났고, 곧 사교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한편 프랑스 파리에서는 휴식과 만남의 장소이자 토론의 공간으로 새로운 예술 사조와 사상이 탄생 하는 계기가 되었다.



민족성을 담아내는 그 나라의 커피 문화

아라비아에서는 커피가 하나의 의식이다. 그중 하나는 남자가 직접 커피를 추출해서 대접하는 문화. 실제로 터키에서는 아침마다 남자가 생두를 볶아 커피 가루와 물을 섞어 대접했다. 상견례에서 커피를 주지 않으면 파혼을 의미했다. 이때 나온 커피가 씨를 발라내지 않은 커피 열매를 그대로 말려 빻아서 만든 술탄커피다.

유럽인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커피를 즐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에스프레소를 즐겨 마셨다. 고도의 산업화로 빨리 추출해 마시는 에스프레소가 발전했는가 하면, 코스 요리의 거북함을 줄이기 위함이기도 하다. 200년 전부터 커피를 생활 깊숙이 끌어들여 문화를 형성할 정도로 관심 또한 높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하루 세 차례 커피 브레이크를 가지는데, 아침엔 카페라테, 점심엔 에스프레소 도피오, 저녁엔 카푸치노를 마신다.


미국인들은 물 대신 커피를 연하게 자주 마시는데, 식생활이 육류 중심이다 보니 느끼함을 없애기 위함이다. 전체 인구의 65퍼센트가 아침에 커피를 마신다. 특히 아라비카 커피를 선호하는데, 중남미 지역에서 생산되는 커피가 거의 아라비카 종이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은 차만큼이나 커피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나만의 것, 최고의 것을 누린다는 의미에서 ‘블루마운틴’을 즐기는 편. 또 간편하게 즐기는 캔커피가 가장 발달한 나라기도 하다. 이는 민폐를 끼치기 싫어하는 민족성이 커피 문화에 그대로 나타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커피마니아들을 위한 이색카페




클럽 에스프레소


은은히 풍기는 커피 향, 유럽 어느 산골에 와 있는 듯한 나무 식탁, 흥얼거리게 하는 재즈풍 음악이 어우러져 도심 속의 여유를 즐기기에 딱 좋은 곳이다. ‘클럽 에스프레소’는 1990년에 대학로에서 커피전문점을 오픈해 일찍부터 커피 마니아들을 불러모았으며, 2001년 지금의 부암동으로 옮겨와 세계 각국의 커피콩을 로스팅·판매한다. 커피류는 물론 직접 구운 쿠키도 준비되어 있으며, 생두도 판매한다.

특별히 ‘커피 중독자를 위한 커피’를 판매한다. 품질이 좋은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기획된 상품. 커피 산지에서 직접 수입해 대량 포장도 가능하며, 그만큼 생산비를 줄인 것이다. 한정 판매로 준비된 상품이 소진되면 다음 원두가 준비된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할인 행사도 한다.

1층은 분위기가 심플하지만 커피 원두, 커피 용품 자체가 인테리어로 이곳만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공간도 꽤 넓어 여러 사람이 모이기에 좋다. 남녀노소 모두 즐기는 편이라고. 2층에는 어마어마한 원두가 있는 공장형 작업실이 자리한다. 물론 로스팅 기계가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전체적으로 산장 같은 분위기는 그 운치를 더한다.

위치 종로구 부암동 257-1 문의 02-3217-8711


허형만의 압구정 커피집

26제곱미터 공간에 테이블 3개, 의자 10개, 바에 의자 4개 정도, 한편에 있는 로스팅 기계는 커피집이라기보다는 원두 판매점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그러나 수많은 외국 체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커피 전문점.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브라질, 자메이카, 탄자니아 등 세계 각국에서 공수해온 다양한 맛은 무심코 지나가던 이들의 발길마저 돌리게 하니 말이다.

가장 큰 특징은 핸드 드립 방식으로 일일이 내려준다는 것. 우유를 넣는지, 연한 커피를 원하는지 등 고객의 취향도 묻는다. 그야말로 나만의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일명 ‘압구정커피’는 8가지 커피를 볶는 이곳만의 커피. 브라질, 과테말라, 케냐, 예멘, 자메이카 등 매일 직접 볶은 커피도 판매한다.

커피 업체에서 20년 동안 근무하면서 커피와 관련된 모든 과정을 체득한 허형만 대표는 매주 화·수요일에 커피 스쿨을 진행한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커피를 배우러 와 수강생이 4천 명을 넘어섰다. 기본반에서는 커피 추출, 커피의 역사, 문화와 건강 등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수강료는 커피 값 1만 원. 중급반에서는 커피 추출 기술과 향과 맛의 분별력 등 실습 위주로 진행된다. 수강료는 커피 값 1만5천 원.

위치 강남구 압구정동 426 신현대상가 2동 107호  문의 02-511-5078


이외에 강원도 강릉의 보헤미안(033-662-5365)과 테라로사(033-648-2760),
서울의 커피미학(02-3444-0770), 커피와쟁이(02-723-6067), 학림(02-742-2877), 칼리(02-335-7770), 전광수커피하우스(02-778-0595), 커피한잔(02-762-6626), 나무사이로(02-6352-6358), 더블루스(6408-7766), 길상사(02-883-7354) 등이 가볼 만한 곳이다.











출처 : 내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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